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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주제의 책 중에서 어려운 내용을 무척 재미있게 소개한 책이 있어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교정 교열 일을 주로 하는 작가가 낸 책인데 글쓰는 내공은 물론 소설적인 구상이 매우 뛰어납니다. 

교정 교열자의 입장에서 말하는 번역투의 말투, 문장 교정 작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책에 담긴 내용 자체가 무척 실용적이고 통찰력 있는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저자는 20년 넘게 단행본 교정교열 일을 하며 타인의 문장을 다듬는 일을 해 왔다고 합니다. 

20년을 한 분야에서 일하며 전문가가 되었음에도 책에서 내용을 전달하는 작가의 방식, 그리고 교정작업일에 대한 작가의 생각은 무척 객관적이고 깔끔합니다. 문장의 힘은 물론이고 문단, 주제, 구성 모든 부분에서 너무 무겁지 않은 적당한 깊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역량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각 챕터별로 소설과 실요서를 넘나드는 이 책은 정보 전달 방식도 근사하지만

특히 감탄스러웠던 것은 '함인주'라는 인물의 설정입니다. 

소설인지, 실화인지의 경계를 교묘하게 오가면서 독자가 숙지해야할 문법적 규칙들을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그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고 감탄스러워서 만약 김정선 작가님이 소설을 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적,의를 보이는 것들'

'굳이 있다고 쓰지 않아도 어차피 있는'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

'내 문장은 대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당하고 시키는 말로 뒤덮인 문장'

 

 

'첫 번째 메일: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두 번째 메일: 뭔가 오해를 하신 모양이네요.'

'함인주의 문장'

'당신 문장은 이상합니다'

'다섯번째 메일: 이해한 자 오해한 자'

 

 

서로 교차되는 방식으로 전혀 다른 내용들이 전개되는데 소설적인 부분이 페이지를 넘어갈 수록 재미가 커져서 나중에는 그 챕터들만 골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였습니다. 

 

_적,의를 보이는 것,들

접미사 '적'과 조사 '-의' 그리고 의존 명사 '것', 접미사 '들'이 문장 안에 습관적으로 쓰일 떄가 많으니 주의해서 잡아내야 한다는 뜻으로 선배들이 알려준 문구였다. 실제로 예전에 '적,의,것,들'이 더러는 잡초처럼 더러는 자갈처럼 많이도 끼어 있었다. 

 

_굳이 있다고 쓰지 않아도 어차피 있는2. 

주어를 분명하게 적시하지 않으면, 형용사 용법으로 쓰인 '있다'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

(오문) 회원들로부터 정기 모임 날짜를 당기라는 요청이 있었다.

(수정) 회원들이 정기 모임 날짜를 당기라고 요청했다. 

 

 

기존 글쓰기와 문장 다듬기 책에 약간의 지루함을 느끼신 분에게 추천하는

유유 출판사, 김정선 작가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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